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된 닐 타이슨의 ‘코스모스’를 열심히 본 기억이 납니다.지극히 문과적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13시간에 걸친 대하 우주과학 다큐멘터리를 여러 번 돌아볼 정도로 열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책 표지에서 본 칼 세이건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고, 이 우주는 얼마나 넓고, 우리 지구는 어디에 있는지, 수십억 년 후 지구는 어떻게 될지 정말 많은 것을 알려준 채널이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천문학 관련 콘텐츠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밤하늘에 점으로 보이는 별들이 실제 지구에 비해 태양에 비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멀리 있는지, 태양을 농구 크기라고 가정하면 어떤 별은 지구 정도라든가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있어서 유튜브 서핑을 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제가 천문학자가 된 기분입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유사 천문학자인 나에게 딱 맞는 책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천문학자가 되려면 글도 잘 써야겠구나였습니다.청소년기 신입생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책 속에 실려 있기도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냥 읽고만 있어도 그 의미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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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점(Paleblue dot)의 책을 다 읽은 후 목차로 돌아가서 자세히 살펴봐도 어느 구절도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모두 마음에 듭니다.천문학자가 된 이야기, 엄마가 된 이야기, 역사 속 천문학 이야기, 태양계 속 우리 인간 이야기 등 때로는 가볍고 부드러운 주제, 때로는 무겁고 학술적인 이야기까지 재기발랄하고 재치있는 글로 풀어내 정말 하룻밤 사이에 다 읽힐 정도입니다.
인간이 죽음의 공포를 잊기 위해 사후세계를 설계해 놓은 종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하지만 저에게는 천문학이 있습니다.우리 인간은 모두 별의 아이이고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은 빅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리고 인간은 다시 원자로 돌아가 흩어져 다시 모이는 것을 그렇게 윤회를 반복한다고 하잖아요.
게다가 어차피 수십억 년 뒤면 태양이 팽창해 지구를 집어삼켜 버리고 태양도 연료가 떨어져 백색왜성에서 죽는 날이 온다는데 나만 당하는 죽음도 아니고 인류는 물론 지구도 태양도 죽는다는데 나 혼자 억울하다.자연스럽게 위로가 됩니다.그러니까 사후세계니 천국이니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 하는 거죠.
천문학자들이 별 대신 모니터만 보듯 유사 천문학자인 저도 어차피 서울 하늘에서는 보이지 않는 별 대신 내셔널 지오그래픽 유튜브를 볼 생각입니다.앞으로도 계속~~~